201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Google이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본격화했을 때 중점을 두었던 것은 대부분 사람의 이동에 한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스템의 실용화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대부분은 사물의 이동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부품 공급업체 Aptiv와 Hyundai가 설립한 합병회사 Motional이 최근 자율주행을 이용한 식품과 화물 배달에 대응하고 있다. Motional은 2018년부터 라스베가스에서 Lyft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유료 승객을 수송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라스베가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Waymo나 Argo AI, GM Cruise 등은 몇년 전부터 배송에 자율주행 프로토타입을 사용하고 있다.
GM Cruise는 얼마 전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차량인 《Cruise Origin》용 로커 모듈(Locker Module)을 공개했다. 해당 모듈은 수요 변화에 따라 차량 실내공간을 사람과 화물용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Motional은 12월 16일, Uber Eats와 제휴하고 2022년 초부터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음식 배달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Motional는 현지에서 이미 로보택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음식 배달에 사용하는 Hyundai의 《iONIQ 5》을 베이스로 한 차량은 화물과 조리된 식품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변경이 가능하다고 한다. 화물과 식품 배달, 로보택시의 조합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배차 서비스 차량은 사람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가지만 승객을 수송하고 난 후에는 빈차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서 이른바 데드헤드 마일(deadhead mile)이 누적된다. 데드헤드 마일은, 비용과 시간, 에너지를 낭비하고 교통정체의 원인이 된다. 이에 비해 화물 배달은 1회 운행으로 여러 곳에 배달할 수 있고 스케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수송보다 유리한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및 도입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것은, 모든 작업에 차량을 적용하는 유연함이다. 이를 통해 개인용 차량의 전형적인 이용률인 4~5%를 훨씬 웃도는 이용률을 달성할 수 있다. 단일 목적으로 운행하는 자동차는 교통정체를 악화시키지만,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는 자율주행차를 도입하면 교통정체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